근성이 없다고요? 스트레스와 상처에 취약할 뿐입니다.
(스트레스와 상처의 극복능력은 지식이 아닌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다.)
기성세대는 젊은 세대를 보면서 ‘노력이 부족하다.’, ‘근성이 없다.’는 말들을 하고는 합니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를 보며 ‘꼰대’라고 이야기 합니다. 이와 같은 세대 격차를 풍자하며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라는 신조어가 대유행이 되었습니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틀리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다만 각자의 심리가 형성되어온 기반이 다를 뿐입니다. 그런데 만약 이를 무시하고 기성세대나 젊은 세대 중 어느 하나의 관점으로 맞추려고 하면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기성세대는 생존하는 것을 목표로 살아온 세대입니다. 의,식,주와 관련된 물질적인 것이 풍요로워야 생존에 적합하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성공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필사적인 심리가 만들어져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세대는 기성세대의 피와 땀, 눈물이 일궈놓은 사회를 바탕으로 자라났기 때문에 생존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는 세대입니다. 그래서 생존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의 의미와 인생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것에 행복을 느낍니다. 즉 생존과 관련 없이, 양질의 사랑과 꿈을 이루어 가는 열정을 가질 때 행복을 느끼는 세대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자아실현의 심리라고 합니다.
그런데 기성세대와 젊은 세대 모두 이 말에 의아함을 느낄 것입니다. 젊은 세대가 도무지 자신의 사랑과 꿈을 이루어 가는 열정을 가지려고 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입니다. 어쩐지 노력과는 거리가 먼 것 같고, 미래를 만들어가는 행복보다 하루하루만 재미있게 살고자 하면서 회피만을 일삼는 ‘포기 세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일까요?
세대가 변화하면서 심리는 생존심리에서 자아실현의 심리로 변화하였습니다. 그런데 사회는 아직도 생존하는 것에 적합한 사회이기 때문에 젊은 세대가 자아실현을 할 만한 기반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력이나 물질적인 것이 어느 정도 갖추어졌다고 하더라도 ‘성공’을 하지 못하면 생존할 수 없다는 인식을 갖고, ‘성공’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는 공식이 성립되는 사회이기 때문입니다. 성공의 기준은 모두가 다르겠지만 생존심리에서의 성공은 의,식,주와 연관됩니다. 의,식,주가 기본적으로 갖춰져 있음에도,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미래를 꿈꾸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의,식,주를 번창시키려는 노력, 즉 물질적인 것을 번창시켜야 행복할 수 있다는 의식이 사회의 근간이 되기 때문에 젊은 세대는 혼란을 겪고 방황하게 됩니다. 마음에서 추구하는 행복은 그것이 아닌데, 아무도 이러한 원리를 알려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는 모두가 ‘성공’을 목표로 지식을 학습하는 것에만 몰두하여 성장되었습니다. 여기서 큰 문제가 발생합니다.
인간의 기억을 이루는 것은 ‘지식’과 ‘경험’입니다. ‘지식’은 오로지 사실적인 것이고, ‘경험’은 사실적인 것과 함께 그때그때 느끼는 감정이 결합되어 있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지식’은 매우 중요하지만, 지식으로는 인간의 마음에 발생하는 스트레스와 상처를 회복할 수가 없습니다. 스트레스와 상처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간은, 태어나 인간관계를 배우고, 자아를 형성해가는 시기에 수많은 경험을 하면서 스트레스와 상처를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을 만들어갑니다. 그런데 만약 관계를 배우고 자아를 형성하는 청소년 시기에 오로지 ‘지식’만을 학습하면 어떻게 될 까요?
지식수준이 매우 높아지는 것은 자명한 일입니다. 그러나 경험해보지 못한 스트레스와 상처에 대해서 이를 힐링 할 수 있는 자가 적인 습관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상처에 대해서는 너무도 취약해 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살면서 공부만 하며 자라온 고학력의 기성세대에게도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공부만 하며 자랄 수 있는 기반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고학력자의 스펙이 부와 명예로 직결되는 것이 당연했습니다.
그렇다면 현재는 어떠할까요? 이에 대해선 말하지 않아도 모두가 잘 알 것입니다. 모두가 ‘성공’을 위해 노력하지만 ‘성공’이 물질적인 것에 맞추어지게 된다면 결국 가장 많이 가진 한 사람만이 ‘성공’한 인생을 살게 되며 나머지는 모두 실패한 것과 같게 됩니다. 그럼에도 ‘성공’을 위해 ‘지식’만을 쌓아가는 방법은 현재의 사회와 너무 동 떨어지며, 자아실현의 세대를 불행으로 이끄는 지름길이 됩니다.
‘경험’이라는 것은 인위적인 직업체험이나 오감체험이 아닙니다. 인간관계에서 희로애락의 감정을 경험하는 것, 자아를 형성하면서 옳은 것과 잘못된 것을 경험하며 희로애락의 감정을 느껴보는 것들이 모두 시행착오 속에서 마음의 치유습관을 만드는 ‘경험’입니다.
인간의 마음은 스트레스를 극복할 때 열정이 만들어지고, 상처를 회복할 때 사랑의 감정이 만들어집니다. 이 두 가지가 마음이 갖는 행복입니다. 따라서 아무리 물질적인 것이 많다고 하더라도, 스트레스와 상처를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면 행복이 아닌 불행을 살아가게 됩니다.
이것이 현재의 ‘포기세대’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입니다. ‘경험’이 없이 오로지 ‘지식’만을 쌓아온 젊은 세대는 스트레스와 상처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데, 사회마저도 자아실현의 환경이 아닌 생존의 환경이다 보니 젊은 세대는 회피하고 포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젊은 세대의 근성을 논하는 것은 크나큰 오류입니다. 젊은 세대가 물질만능이 아닌 의미와 가치를 향해 나아갈 때 근성과는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에너지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이를 알아야 앞으로 자라날 청소년들에게도 같은 과오가 반복되지 않는다는 것을 모두가 알기를 바랍니다.